안녕하세요? 상생기자단 5기 김경준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평양 날파람>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평양 날파람>은 2006년 북한에서 제작된 영화입니다. '통일 미래의 꿈'에서도 예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는 영화인데요, ([기사] 주말에 이 영화 어때? 북한 영화 <평양 날파람>: http://blog.unikorea.go.kr/558)  

이번 기사에서는 단순한 영화 소개에 머무르지 않고, <평양 날파람>을 통해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컨텐츠 개발과 그를 통한 교류와 협력 방안에 대해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Tip] <평양 날파람>

2006년 북한에서 제작된 영화로 한국의 전통무예인 택견과 조선의 무예서인 <무예도보통지>를 주제로 그린 항일액션영화. 영화는 대한제국이 일제의 침략으로 멸망의 길을 걷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제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조선시대 무예비급인 <무예도보통지>를 일본으로 빼돌리려하고, 조선의 전통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남자주인공 택과 여자주인공 견이 택견으로 일제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실제 존재하고 있는 <무예도보통지>와 우리의 전통무예인 택견을 소재로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조선민족제일주의'를 잘 표현해낸 영화로 평가받는다.

 

조선의 군사무예교범 <무예도보통지>

영화 <평양 날파람>에서 일제가 빼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책이 바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입니다. 그럼 이 <무예도보통지>란 과연 어떤 책일까요?

[Tip] 조선의 군사무예교범 <무예도보통지>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는 1790년(정조14년) 조선시대 제22대 임금인 정조의 명에 의해 규장각 검서관이었던 이덕무, 박제가와 장용영 장교 백동수 등이 편찬한 우리나라 최대의 군사무예교범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두 번의 큰 전쟁을 치른 조선은 군사무예 정립의 필요성을 뒤늦게서야 인지하고 조선, 중국, 일본의 무예 중 정수만을 골라 권법, 창, 봉, 검, 도 등 땅 위에서 행하는 지상무예 18기와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 등 말 위에서 행하는 마상무예 6기를 합해 총 24기로 정리하고, 군사들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한문/한글로 설명을 덧붙였다.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무예24기는 구한 말 구식군대가 해체될 때까지 조선 관군이 반드시 익혀야했던 무예로, 의병장들의 호국무예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무예24기 원형의 전승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처럼 <무예도보통지>는 영화 속에서만 등장하는 가상의 서적이 아니라, 실존하고 있는 책으로서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봉건체제였던 조선시대를 부정하는 북한이 유달리 민족과 전통을 강조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1980년대 후반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고, 소련이 붕괴되면서 북한 역시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북한이 강조하기 시작한 사상이 바로 '조선민족제일주의'입니다. 단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조선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무예도보통지> 역시 재조명을 받게 된 것인데요, 북한에서의 <무예도보통지>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귀중한 민족문화유산인 군사관계비서(공개하지 않고 비밀에 붙이는 책)',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의 민족문화유산들 중에는 민족의 우수한 무술 전통을 보여주는 력사자료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유산이 지난날 우리 인민이 창조한 무술 동작들을 묶어 편찬한 리조 시기의 군사관계도서인 <무예도보통지>이다'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서는 <무예도보통지>를 자신들의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드러내는 이념적 상징물로 홍보하고 있는데요, 특히 영화 <평양 날파람>에서는 전통무예인 택견을 익히는 주인공이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기예를 바탕으로 일본의 사무라이들을 모조리 무찌르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 전통무술의 현실

그러나 전통과 민족을 강조하는 북한에서도 점차 전통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무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무예인 택견이나 국궁, 씨름 등이 비인기 스포츠가 된 것처럼 북한에서도 택견과 같은 전통무예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외래문화의 영향을 받은 스포츠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2006년 11월 우리나라의 택견꾼들이 금강산에 방문해 택견 시연을 보였을 때, 북측에서도 "참 재미있는 운동이다"라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영화 <평양 날파람>에서도 <무예도보통지>의 초식(자세)들을 언급하지만 정작 동작들은 <무예도보통지>의 자세가 아닌 일본 가라데의 영향을 받은 태권도의 동작들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전통을 강조하지만 정작 전통의 계승과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벌어진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 2006년 11월 금강산에서 택견을 시범 보이는 모습 - http://blog.unikorea.go.kr/176)

 

조선의 무혼을 살린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이미 전승이 끊어졌기에 <무예도보통지>는 낡은 책에 불과할 뿐, 그 원형을 아는 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전통문화를 복원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예도보통지> 속 무예24기를 복원하여 수련하는 단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무예도보통지> 편찬을 명하고 주도했던 정조 임금의 흔적이 남아있는 수원 화성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며 우리의 전통무예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6월 3일 마침내 '무예24기'가 수원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수원시 향토유적 제21호) 이어 2008년 전통무예 부흥을 위해 '전통무예진흥법'을 제정함으로써 점차 우리의 잊혀져가는 전통무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출처: 수원문화재단)

(출처: 무예24기 한양류)

(출처: 경기신문)

 

남북한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자! 

영화 <평양 날파람>에서는 조선의 전통무예를 억압하고, 나아가 국권을 강탈하려는 일제에 맞서기 위해 택견꾼들이 단군 영정 앞에서 맹세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각시탈>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남북한은 같은 역사와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강조된 것처럼 우리 모두 단군의 후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예도보통지>는 남북 그 누구의 것도 아닌 한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남북한이 함께 축구 경기에 참석하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도 좋지만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무예의 복원과 계승/발전을 위해 서로 교류 협력하며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남북한이 함께 복원한 '무예24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통일 한국의 첫 번째 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무예도보통지> 뿐만 아니라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의 문화유산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유산들을 박물관의 유리창 안에 가둬놓을 것이 아니라, 남북한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활용할 것을 제의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남북한 화해의 시작이자, 한반도 통일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이 다시 함께 뭉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며 이상으로 상생기자단 5기 김경준이었습니다.

<출처 및 참고문헌>

1. 무예24기 한양류 (http://cafe.naver.com/seoulmuye24ki)

2. 한국전통무예연구소 (http://www.muye24ki.com/)

3. 수원문화재단 (http://www.swcf.or.kr/)

4. 경기신문 (http://www.kgnews.co.kr/)

5. 수원문화관광 (http://tour.suwon.ne.kr/)

6. 대북 정책도 택견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힘이 있어야 (http://blog.unikorea.go.kr/176)

7. [논문] 『武藝圖譜通志』를 활용한 남·북한 문화콘텐츠 연구, 강민정 (단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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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재혁 2012/09/24 14:04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네요. 실제로 무예24기를 배워보고 싶기도 합니다. 어디를 가야 배울 수 있는지 혹시 알 수 있을까요??

    • 김경준 2012/09/24 19:38 댓글주소 | 수정/삭제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무예24기'를 검색하시면 수련 단체들이 많이 나오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본 기사 하단에 <출처 및 참고문헌>에 관련 수련단체를 링크해두었습니다.. ^^

  2. 유승호 2012/09/24 14:27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

    와 정말 처음 안 사실이네요. 작년에 무사 백동수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무예도보통지에 대해 얼핏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실제로 수련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존경스러워요. 무예24기가 남북한 문화콘텐츠로 활용되길 바랍니다!!!

    • 김경준 2012/09/24 19:40 댓글주소 |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남북한 사람 모두 넓은 광장에 모여 무예24기를 연무하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얼마나 감동적일까요? 정말 그런 날이 꼭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답니다.

  3. 김현남 2012/09/30 07:12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

    정말 멋진 기사네요! 남북문화콘텐츠로서 무예도보통지가 활용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김경준 2012/09/30 13:35 댓글주소 |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저 역시 그런 날이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민족 고유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건강한 추석 되세요!

  4. 무예인 2012/10/01 18:30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

    아 평양날파람 재미난 영화죠

    • 김경준 2012/10/01 19:37 댓글주소 | 수정/삭제

      보기쉽지 않았을텐데 보셨나봐요 ㅎㅎ 영화 시놉시스 자체는 괜찮은데 북한 영화 기술이 후진적이라 솔직히 참 한국영화에 비하면 형편없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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